신과 함께: 위로가 필요한 현대인의 눈물샘을 자극한 영화

“신과함께”를 보았다. 이 영화는 우리나라 전통의 무속종교 또는 불교적 사후세계관에 근거해서 다룬 영화이다. 화재 현장에서 여자 아이를 구하고 죽게 된 자홍(차태현 분)이 사후 49일간 살인, 나태, 거짓, 불의, 배신, 폭력, 천륜7개의 지옥에서 7번의 재판을 받는다. 그가 무사히 통과하게 되면 환생하여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다는 윤회적 사후세계관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다. 결국 이 영화는 해피 엔딩으로 끝난다. 자홍은 몇 번의 위기가 있었지만 무사히 7개의 재판을 통과한다.

이 영화가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차태현을 통해서 위로를 받고 싶은 현대인의 소망 때문일 것이다. 사람들은 열심히 인생을 산다. 나름 최선을 다하며 인생을 살지만 완벽할 수는 없다. 때로는 거짓말도 해야 했고, 내가 뿌린 씨앗들로 인하여 다른 사람들이 목숨을 잃는 일도 있었을 것이고, 폭력을 저지르기도 했고, 천륜을 저버리기도 하면서 산다. 그 모든 것들이 악한 일이었음을 우리들은 너무나도 잘 안다. 그런데 그렇게 살면서도 우리는 이 세상에서 실패자로 살아간다. 영화 속에서 이 세상을 지옥보다 더 지옥 같은 곳이라고 표현하는데, 그 말은 사실이다. 지옥과 같은 현실에서 우리가 살아가면서 우리는 그 이유가 모두 우리의 잘못 때문일 것이라 생각하며 사는 것이다. 이 세상에서 우리는 이미 우리의 형벌을 받으면서, 자신의 잘못을 한탄하며 사는 것이다.

그런데 영화는 차태현의 잘못을 그대로 보여주면서도 결국에는 정상참작해서 무죄가 선언된다. 그런 과정을 보면서 우리는 위로를 받는다. “그래, 내가 잘못한 것은 아니야. 비록 내가 거짓말 했지만, 다 먹고 살다 보니 그랬어. 가족을 돌보느라 그랬어.” 선한 동기가 있다는 사실로 면죄부를 받고 싶은 것이다. “신과함께”는 죄책감에 시달리는 우리들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이다. 거짓말도 폭력도 그 무엇도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그러니 이 지옥 같은 세상에서 나를 구원해주었으면 좋겠다는 소망에 이 영화는 위로를 준다. 영화 속에서 엄마는 말한다. “다 너희들 잘못이 아니다.” 거기서 우리는 눈물을 흘리게 된다.

그런데 우리가 영화관을 빠져 나오는 순간 우리는 다시 지옥 속으로 들어온다. 위로는 잠시 영화를 보는 동안이었을 뿐,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는 순간 지옥과 같은 곳에서 살아야 한다. 여기는 아무리 노력해도 삶은 결코 나아지지 않는 것 같고, 고통은 영원한 것만 같다. 우리는 애써 우리의 잘못들에 정당방위 또는 상황윤리라는 마약을 주사하면서 죄책감의 고통에서부터 벗어나려고 하고 실패감으로부터 도망치려고 한다. 하지만 사실 그것만으로는 해결이 될 수 없다. 우리에게 영화를 넘어서는 진정한 구원자가 필요한 이유이다.

2017.12.28

이 글 링크: http://www.jjvision.org/?p=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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