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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마의 고백 (요 20:19-31)

2017.4.23 주일오전예배 설교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셨으나 3일 만에 다시 살아나셨다는 것은 기독교 복음의 핵심이다. 그런데 바로 이러한 사실이 수많은 사람들이 기독교에 마음을 열지 못하게 하는 요소가 된다. 수많은 사람들이 산상수훈의 메시지에 열광한다. 심지어 불교의 어떤 스님은 늘 설법을 할 때 예수님의 말씀을 인용하기까지 한다. 그런데 예수님이 죽었다가 다시 살아났다는 황당무계한 말까지 믿으라고 하니까 사람들은 머뭇거리게 되고 주저하게 된다.

예수님의 제자였던 도마도 마찬가지였다. 다른 제자들이 부활하신 예수님을 보았다고 했을 때, 그들의 말을 믿으려 하지 않았다. 자신의 손으로 직접 부활하신 주님의 몸을 만져보지 않고는 믿을 수 없다고 했다. 왜 그랬을까? 도마는 의심이 많은 사람이었기 때문일까? 아니다.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도마처럼 반응하는 것이 당연하다. 죽었다가 다시 사람이 살아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다른 제자들은 부활하신 주님을 보고 믿게 되었고, 도마는 믿지 못하였을까? 그것은 단순한 이유 때문이다. 부활하신 주님을 다른 제자들은 보았고, 도마는 보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나타나셨을 때, 공교롭게도 그 자리에 도마는 없었다. 왜 그 자리에 없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가 그 자리에 없음으로 인하여 도마는 영적인 유익을 얻지 못했다. 다른 사람들은 부활하신 주님을 보고 기쁨으로 가득하게 되었지만, 적어도 도마에게는 부활하신 주님의 사건이 개인적으로 실제화되지 못한 것이다.

성도들 중에서 시험에 빠지는 경우는 어떤 큰 일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사실 조그마한 것에서부터 발생한다. 우리는 항상 있는 예배의 자리에 나아가고, 항상 하나님의 말씀을 읽고 묵상하는 자리에 나아가고, 항상 주님 앞에 기도하는 자리에 나아가야 한다. 그런데 그러한 일을 등한시하게 될 때, 어느 순간에 시험에 빠지게 된다. 도마는 우연히 부활하신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나타날 때 그 자리에 없었다. 별 일 아니었다. 그런데 그 결과는 아쉬웠다.

놀라운 것은 바로 그 도마를 위해서 예수님께서 다시 나타나셨다. 그리고 그에게 확신을 심겨주셨다. 그리고 말씀하셨다. “너는 나를 본고로 믿느냐? 보지 못하고 믿는 자들은 복되도다”(요 20:29). 사람들은 증거가 있어야만 믿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 말은 일리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면서 하나님에 대한 증거를 내놓아라. 그리스도가 부활했다는 증거를 내놓으라고 말한다. 그런데 알고보면 여러 가지 증거가 있어도 믿지 않는다. 다른 제자들이 이구동성으로 부활하신 예수님을 보았다고 한다면, 적어도 그들이 왜 그렇게 말을 하게 되었는지 합리적인 결론을 내릴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런데 무조건 못 믿겠다고 우기는 게 사람이다. 더 큰 증거를 요구하면서 말이다. 사실 그러한 사람들이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자신의 이익과 안일을 위해서는 그리고 죄악의 길을 달려갈 때에는 전혀 증거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믿어버리니까 말이다. 돈이 한 번도 우리를 행복하게 해준 적도 없고 우리를 행복하게 해준다는 증거도 없는데도, 돈이 우리를 행복하게 해줄 것이라 착각하고 돈을 위해서 목숨을 건다. 그런데 유독 진리에 대해서만큼은 확실한 증거를 내놓으라고 요구하는 게 어리석은 인간의 모습이다.

우리는 주님을 믿어야 한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나의 진짜 부모일까 의심하면서 고민하기보다는, 완벽한 증거를 내놓지 않으면 믿을 수 없다고 우기기보다는, 나의 부모임을 믿고 부모와의 행복한 관계 속에서 살아가는 것이 현명한 일인 것처럼, 우리는 주님을 믿고 주님께서 주시는 놀라운 은총을 누리는 것이 현명한 일일 것이다.

그런데 우리 주님은 우리를 향해서 너희가 내 자녀가 맞느냐 질문하지 않으셨다. 우리가 주님의 자녀라는 증거를 내 놓아야만 자녀로 사랑하시겠다고 하시지 않았다. 우리를 위해서 주님은 그냥 모든 것을 내어주셨다. 우리를 사랑하셨기 때문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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