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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의 찬양(삼상 2:1-2)

한나에겐 소원이 하나 있었다. 아들을 낳는 것이었다. 한나는 아들을 낳지 못해 고통스러웠고, 그래서 하나님 앞에 간절히 기도했다. 그랫더니 놀랍게도 하나님께서는 그의 기도를 들어주셨다. 하나님께서 한나의 기도를 들어주신 것은 그가 간절히 기도하였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더 중요하게는 하나님께서 한나를 사랑하셨기 때문에 들어주셨다고 보는 것이 옳다.

부모는 자식이 원하는 것이 있으면 그것을 들어주고 싶은 마음이 있는 것처럼, 하나님께서는 우리들의 기도를 들어주시기 원하시는 분이시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무리 부모라고 하여도 자식이 원하는 것을 들어주지 않을 때가 있다. 그것은 그 요구를 들어주는 것이 자식에게 유익하지 않겠다고 판단될 때이다. 미워해서 들어주지 않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기 때문에 들어주지 않는 것이다. 부모가 자식을 대하는 방식은 사랑이다. 자식의 요구를 들어주든 들어주지 않든, 그 근본적인 동기는 사랑이다. 하나님도 마찬가지다.

하나님은 기계가 아니라 인격적인 분이시다. 기계는 우리의 상황을 모르고, 기계적으로 반응한다. 현금 인출기에서 돈을 얻기 위해선, 카드나 통장을 넣고 비밀번호를 누르고 금액을 요구하면 된다. 그러면 자동으로 돈이 나온다. 사람들은 하나님도 마치 어떤 공식대로 간구하기만 하면 응답받을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하곤 한다. 쉬지 말고 기도하고, 정욕으로 구하지 않아야 하며, 믿음으로 기도해야 하고, 회개해야 하고, 받은 줄로 믿고 기도하면, 그러면 응답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성경의 교훈에 따라 기도해야 하겠지만, 그렇게 기도하기만 하면 무조건 응답이 되는 것은 아니다. 하나님은 인격적인 분이시기 때문이다. 현금인출기는 돈을 우리가 어디에 써야 할 것인지를 따지지 않고 내어주지만, 하나님은 과연 기도의 응답이 우리에게 유익한지를 따지시는 분이시다.

한나의 일생에 아기가 없던 시절이 있었다. 그때 하나님께서 아기를 허락하지 않으신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역시 하나님께서 한나를 사랑하셨기 때문이다. 도대체 한나에게 아기를 주지 않음으로 얻을 수 있는 유익이 무엇일까를 물으면 딱 부러지게 설명하기는 어렵다. 우리의 작은 머리로 하나님의 오묘하심을 다 헤아릴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아기를 낳지 못하던 그 때에도 하나님은 한나를 외면하거나 사랑하지 않으신 것은 아니었다. 마치 모래 위에 난 발자국이 하나뿐이었어도, 그때 하나님이 그를 버리신 것이 아닌 것처럼 말이다.

아기를 낳은 후, 한나는 하나님께 감사의 찬양을 했다. 그런데 한나는 아기를 노래하지 않았다. 오히려 한나는 여호와로 인하여 즐거워한다고 고백하였다. 선물 자체를 기뻐한 것이 아니라, 선물을 주시는 하나님을 인하여 감사한 것이다.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지 않으신 적이 없고, 하나님이 우리를 버리신 적이 없지만, 우리는 기도의 응답이 될 때, 하나님의 사랑을 느끼고 하나님의 임재를 생생하게 실감한다. 그런데 그때 우리의 감사는 선물 자체에 대한 감사보다는 선물을 주신 분을 향한 감사가 되어야 한다. 만일 선물 자체가 좋다면, 얼마 가지 않아서 곧 싫증을 느끼게 될 것이다. 왜 우리는 하나님께 감사해야 하는가? 하나님은 우리를 사랑하셔서 그 아들을 십자가에 내어주시기까지 사랑하신 분이시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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