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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새긴 추천서(고후 3:1-6)

추천서는 어떤 사람을 소개할 때 필수적인 것이다. 사람을 아는 방법은 시간을 절대적으로 요한다. 첫인상이 아주 좋은 사람이지만 만나서 그 사람을 알아가다 보면 그 사람이 첫인상과는 다른 경우를 많이 접하게 된다. 따라서 어떤 사람을 알기 위해서는 그 사람과 오랫동안 알고 지내던 사람의 추천서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런데 이런 추천서가 고린도 교회에서 문제가 된 적이 있었다.

고린도 교회는 바울 사도가 세운 교회인데 바울 사도가 떠난 뒤에 예루살렘으로부터 온 거짓 선생들이 바울이 전한 복음과는 다른 복음을 전하면서 문제가 생겼었다. 이들은 사도 바울이 예루살렘 교회의 추천서를 보여준 적이 없다는 사실을 지적하면서 바울은 엉터리 무자격 사도라고 비난까지 했었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자 고린도 교인들은 급기야 사도 바울에게 추천서를 요구했었을 것 같다. 고린도후서 3장은 그러한 상황에서 주는 바울 사도의 대답이었다.

바울 사도는 추천서 문제가 불거지자 예루살렘 교회에서 추천서를 받아서 고린도 교회에 보내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하지 않았다. 충분히 그렇게 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대신 바울은 고린도 교회에게 왜 지금 추천서가 필요하느냐고 따졌다(고후 3:1). 추천서라는 것은 모르는 상태에서 소개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인데, 사실 바울은 고린도 교회를 세웠고 그곳에서 목회를 했었기 때문에 전혀 모르는 상태가 아니었다. 그러면서 사도 바울은 바로 고린도 교회가 사도 바울의 추천서라고 말했다(고후 3:2-3). 사도 바울의 수고의 열매로 고린도 교회가 세워졌으나까 말이다.

더 나아가 바울 사도는 자신이 전한 메시지는 예루살렘 사도들의 권위에 의존한 것이라기보다는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것임을 강조하였다. 고후 3:5는 쉬운성경에서 이렇게 번역했다. “우리는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자격이 우리에게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리의 자격은 하나님께로부터 나옵니다.” 바울은 하나님으로부터 자격을 부여받았는데 굳이 예루살렘 교회의 추천서가 필요하지 않다는 논리이다. 이 말은 교만한 마음에서 하는 말이라기보다는 자신이 전한 복음이 하나님의 뜻에 부합한 것이었음을 강조하는 것이다.

우리는 종종 간판을 믿는다. 총신이라는 학교를 믿고 합동이라는 교단을 신뢰한다. 하지만 반짝거린다고 해서 모두 금이 아니듯 이런 간판을 달고 있다고 해서 모두 제대로 된 복음을 전하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우리는 혹시 양의 옷을 입은 거짓 선지자인지 분별해야 한다(마 7:15; 요일 4:1). 무슨 간판을 달고 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을 제대로 전하는가가 중요한 것이다. 바울은 심지어 자기 자신이라도 하나님의 말씀을 바르게 전하지 않는다면 그 말을 들을 것이 아니라고 한다(갈 1:8). 간판보다 중요한 것은 내용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이라면 그것이 전달되는 사람이 어떠한 사람인가와는 상관없이 순종해야 한다. 어린아이가 전하더라도, 담임목사가 전달하지 않더라도, 평신도의 입에서 나온다 할지라도 하나님의 말씀은 하나님의 말씀이다. 하나님의 말씀이라면 누가 말해도 진리이기에 순종해야 할 것이다. 더 나아가 우리는 간판의 힘을 빌어서 윽박지르지 말아야 한다. 내가 목사요 장로라는 사실이 권위를 주는 것이 아니다. 내가 아빠요 엄마라는 사실이 권위를 주는 것이 아니다. 사실 내용에 자신 없는 사람이 자신이 누구인가에 의지해서 말하려는 경향이 있다. 우리는 겸손하게 하나님의 말씀을 전해야 한다. 그리고 하나님의 말씀이라면 그 누가 전하든지 우리에게 적용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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