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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한부 인생을 살게 된 어떤 청년과 자책하는 부모에게 무슨 말을 해줄 수 있을까요?

질문: 친구, 잘 지내지? 영성 있는 목회자로 잘 지내시는 것 보고 있고, 한국 교회의 큰 기둥으로 성장해 나가는 걸 보니 참 자랑스럽네. 이 혼탁한 개신교 환경에서 말야. ㅎㅎ. 톡을 하는 것은 내 친구가 있어. 그 친구 건 관련해서 친구 목사님의 조언이 필요하네. 대학교 동기인데, 퇴직하고 처와 오손도손 잘 지낼 일만 남은 시기에, 큰아이가 갑자기 중병이 들어서 3개월 통보를 받았어. 직장을 다니던 중 위암이 걸려 그때부터 항암치료를 하는 중인데, 전이돼서 신장도 망가지고, 각종 장기가 다 다치나 봐. 이 아이가 치료 초기에는 하나님이 강하게 하기 위한 시련이라 여기고 새벽기도도 열심히 하고 했는데 최근들에 교회도 안 나가고, 이 고통을 준 하나님에 대해서 원망을 한다는 거야. 그간 아버지의 기도가 제일 좋다고 늘 아버지에게 기도를 원하던 아이가 태도를 바꿔서, 왜 내게 이런 고통을 주느냐고. (그러니 부모가 거의 미치는 단계야) 이 글을 쓰면서 너무 가슴이 아프다. 눈물이 나려 하네. 내 친구 부부와 큰아이에게 어떤 말을 해 줘야 할지에 대해서 친구 목사님에게 조언을 구하네. 특히 엄마는 죄책감에 너무 시달려. 왜 내가 아이를 유학을 보내서 엄마 품에 떨어지게 해서 이 병을 얻었냐고, 내 잘못이라고 울부짖나 봐. 어떠면 좋을까? 아버지는 의인이야 선하기 이를 데 없는, 큰 애는 정말 탐날 정도로 선하고, 건장한 잘 키운 아이였고, 그런데 지금 이 집은 거의 풍지박산이야. 병원에 입원 중이고, 한 3개월 판정을 받았나 봐. 

제 대답입니다.

에구. 너무나도 고통이 크겠구나. 소중한 아들을 잃게 될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고 (이미 잃음의 증상들이 나타나고 있으니) 정말 고통스럽겠구나.

우선 아이에게 일어나는 일이 부모의 책임이 아님을 알았으면 좋겠네. 유학을 보내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 그건 책망받을 일이 아니거든. 그건 그 순간의 최선이었고, 그건 누구든지 그렇게 결정할만한 당연한 일이었다는 것을 부모에게 말해주면 좋겠네. 유학을 보내지 않았다고 해서 암에 걸리지 않는 것은 아닐세. 유학을 보내지 않았더라면 어쩌면 더 빨리 더 큰 고통을 당했을 수도 있지. 언제나 부모는 최선의 결정을 해왔으며, 지금, 이 순간에도 자책하기보다는 이 순간에 필요한 최선의 결정들을 하는 게 부모의 책무일 것 같네.

아들이 3개월밖에 안 되는 시한부 인생을 살게 되니 정말 고통스럽고 심지어 하나님을 원망하는 마음이 드는 것은 충분히 이해가 되네. 그건 그 아이가 하나님을 부인하기 때문이 아니라, 너무 고통스러워서 그러는 거야. 하나님이 왜 자신에게 이렇게 감당할 수 없는 고통을 주는지 이해할 수 없어서. 마치 주사를 맞게 하는 부모를 향해서 욕을 하면서 미워하는 아이처럼 말이야. 하나님을 부인하면 원망하지도 않았겠지. 존재하지도 않는데, 어떻게 원망하겠어?

그런데 그 친구에게 여전히 하나님이 그 친구를 사랑하신다는 말을 해주면 좋겠네. 하나님이 3개월의 시한부 인생을 주시는 이유는 절대로 그 친구를 미워하거나 외면하기 때문이 아니야. 오히려 그 누구보다도 사랑하신다는 사실을 말해주면 좋겠네. “내가 확신하노니 사망이나 생명이나 천사들이나 권세자들이나 현재 일이나 장래 일이나 능력이나 높음이나 깊음이나 다른 어떤 피조물이라도 우리를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으리라”는 로마서 8:38-39의 말씀으로 말이야.

당장은 이해되지 않겠지. 하지만 하나님은 그 친구를 정말 사랑하셔. 그래서 하나님은 나 좀 살려달라고 울부짖는 예수님의 절규를 외면하셨거든. 바로 그 친구를 살리시기 위해서 말이야. 그리고 그 친구를 위해 천국을 준비해주셨어. 이 세상의 기쁨과 즐거움과 영광과 절대로 비교할 수 없는 엄청난 것을 준비하고 사랑으로 기다리고 계셔.

지금 얼마 남지 않은 시간에 할 일이 있다면, 하나님을 원망하는 것으로 시간을 허비하기보다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가 얼마나 컸는지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면 좋을 것 같네. 생각해보면 우린 하나님의 사랑을 받을 아무런 자격이 없네. 아니 우리는 당장에 지옥 불에 처넣어져도 할 말이 없다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사랑해주셔서 여기까지 왔네. 그러니 나 자신이 누구인가 묵상하고 더 나아가 하나님의 은혜가 얼마나 큰지 묵상하는 시간을 가지면 좋을 것이네.

그리고 천국에 대한 소망을 꿈꾸면 좋겠네. 사실 천국은 우리가 이 세상에서 갖고 싶어 하는 그 무엇보다도 그 이상이거든. 부모가 종이 딱지 치워버리고 VR 게임기 사줬다면, 종이 딱지 몇 개 잃어버렸다고 슬퍼할 게 아니야. 천국에 가보면 정말 하나도 아쉬울 게 없을 거야. 

아직 남은 시간에, 그 시간이 3개월이어도, 그 시간은 참 길어. 하나님께 감사할 시간으로, 나를 사랑해주신 부모님께 감사할 시간으로, 그리고 하나님을 직접 만날 기대를 꿈꾸는 시간으로 가지면 좋을 거야. 물론 이 세상에서의 삶을 조금 더 연장해달라고 기도해도 돼. 종종 하나님은 그런 기도도 들어주실 때가 있거든. 하지만 어떤 결과든지 하나님이 주시는 것은 최선이야. 부모님이 내게 가장 좋은 것을 주기 원하시는 것처럼 하나님은 더더욱 가장 좋은 것을 주시기 원하니까. 나도 그 친구를 위해 기도하마.

극동방송 신앙상담 프로그램은 2020년 가을 개편으로 종료되었습니다. 질문을 하고 싶다면, http://bit.ly/이국진TV질문 으로 보내주시고, 이전 신앙상담 내용을 다시 듣고 싶다면, https://bit.ly/아그런가다시듣기 를 방문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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