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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사에 물린 바울 사도 (행 28:1-10)

바울 사도의 일행이 구조되어 도착한 곳은 멜리데라는 섬이었다. 그곳의 원주민들은 이들을 환대해주며 은혜를 베풀어주었다. 그런데 거기서 불상사가 일어났다. 바울이 나무 한 묵음을 불에 넣을 때, 독사가 튀어나와 바울의 손을 물은 것이다. 그 모습을 본 사람들이 안타까워했다. 치명적인 독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독사에게 물렸으니, 바울은 곧 죽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면서 바울이 이렇게 죽게 되는 것은 결국 공의의 심판을 받은 것이라고 생각했다. 사람들은 결과를 보고서 판단하게 되어 있으니까 말이다.

고난을 당하면 그것은 그 사람이 악한 일을 했기 때문이고, 좋은 결과를 얻게 된다면 그 사람이 선한 사람일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은 이 세상에 신(神)이 계시다는 어렴풋한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만일 신(神)이 계시지 않는다면, 정의롭게 세상이 돌아갈 것이라는 기대를 전혀 할 수 없다. 이 세상이 정의롭게 돌아가고 사필귀정(事必歸正)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믿음은 신(神)에 대한 믿음이 없이는 불가능한 것이다. 그런데 바울이 독사에 물리는 모습을 보면서, 필경 바울은 악한 일을 한 죄인일 것이라고 넘겨짚은 것이다.

하지만 거기서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독사에 물린 바울이 죽지 않은 것이다. 이 모습을 본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이제는 바울이 보통 사람이 아니라 신(神)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정말 놀라운 관점의 변화이다. 하지만 바울은 그들이 생각한 것 같은 죄인도 아니었고 신도 아니었다. 그는 하나님의 사명에 이끌리어 순종하는 사람이었다.

우리는 너무 생각이 단순하다. 눈에 보이는 현상이 좋으면, 모든 것을 다 좋게 평가하려는 경향이 있고, 지금 당장 힘들고 어려우면 모든 것을 다 무시하려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의로운 자가 고난을 당하는 경우도 많고, 악한 자가 잘 되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우리는 보이는 현상에 속아 넘어가서는 안 된다. 다른 사람들의 상황을 보면서 함부로 말을 해서도 안 된다. 우리는 우는 자들과 함께 울어야 하고, 즐거워하는 자들과 함께 즐거워해야 한다(롬 12:15).

하나님은 바울과 동행했던 사람들과 멜리데 섬사람들을 바울의 복음에 귀를 기울이게 만드시기 위하여 이런 일을 사용하셨다. 오늘 나에게 일어나는 일들은 우연히 일어나는 일들이 아니라, 이런 일들을 통하여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게 함이라는 사실을 기억할 수 있으면 좋겠다(cf. 요 9:3; 11:4). 참새 한 마리도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 땅에 떨어진다면 말이다(마 10:9).

2017.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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