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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아무것도 입을 수 없었다

딸 아이의 결혼식에 참석 하기 위해 미국으로 떠나는 것은 많은 준비가 필요했다. 결혼식에서 입을 양복부터 평상시 생활할 옷거지, 그리고 사돈 내외에게 줄 선물, 아이들에게 줄 선물 등등 챙겨야 할 것이 많았다. 아내는 옷을 준비하면서 2년 전의 경험을 떠올렸다. 여름 옷만 준비했으나 뉴욕의 날씨가 너무 추워 급작스럽게 딸아이의 손에 이끌려 백화점 옷을 사야 했었던 기억을 말이다. 그러면서 추위를 견딜 수 있는 옷들을 챙겨 넣었다. 나는 한소리 했다. “지금 이렇게 날씨가 더운데 뉴욕 날씨도 비슷할거야. 예전에는 4월 말에 간 것이지만 이번에는 5월 하순에 가는 것이니 괜찮을 거야.” 결국 여름옷만 챙겨 가지고 갔다.

이러한 내 생각이 틀렸다는 것은 첫날부터였다. 너무 추웠다. 한국의 온도가 28° 일 때 왔는데, 이곳은 최고 온도가 13도였다. 아내 말을 항상 들어야 하는데, 또 내 고집을 부리다가 망해버렸다. 결국 아이들의 옷을 빌려 입어야 했고 부랴부랴 또 옷을 사야만 했었다. 결국 가지고 온 옷은 하나도 입을 수 없었다. 같은 위도라도 뉴욕의 날씨는 한국과 전혀 달랐다.

언제나 우리는 우리의 상황과 관점에서만 생각한다. 그리고 그것이 옳다고 고집한다. 내가 틀렸을 거라고 하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한 채 말이다.

우리에게는 믿음의 눈이 필요하다. 이 세상에 숙련된 눈은 결국 부족 할 뿐이다. 우리는 때로 저 천국도 이 세상의 관점으로 생각하곤 한다. 이 세상에서 중요한 것이 저 천국에서도 중요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세상에서 무시 당하는 것들이 천국에서도 무시 당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천국은 다르다. 한국과 뉴욕이 다른 것 이상으로 천국은 엄청나게 다르다. 우리가 예상하지 못할 찬국을 상상이나 해 볼 수 있을까?

그때는 주님을 밝히 보게 될 것이다. 우리를 위해 피를 흘려주신 사랑의 주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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