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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사에 감사하라(살전 5:16-18)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이 말씀은 우리가 문자적으로 24시간 내내 단 일분일초도 중단함이 없이 기뻐하거나 기도하거나 감사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우리는 현실적으로 그렇게 할 수 없다. 아무리 기도를 많이 하는 사람도 잠을 자지 않으면서, 전혀 다른 일을 하지 않으면서 기도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더 나아가 아무것도 하지 않고 기도만 하고 있다면 그것이 과연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삶의 모습일까?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항상 기뻐한다고 하면 정말 그것이 제대로 된 삶의 태도일까? 성경에는 항상 기뻐하라는 말씀도 있지만, 애통하는 자가 복이 있다는 말씀도 있고, 천하만사에 때가 있어서 울 때가 있고 웃을 때가 있으며, 슬퍼할 때가 있고 춤출 때가 있다(전 3:1-8)는 성경의 가르침도 있다.

이 말씀은 문자적으로 24시간 내내 그렇게 해야 한다는 말씀이라기보다는, 힘들고 어려운 순간에도 감사하라는 뜻이고, 기도를 할 수 있는 용기조차 나지 않는 순간에도 하나님께 기도하라는 의미이고, 기분이 우울하고 힘들 때에도 절망하거나 낙담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범사에 감사하라는 말씀은 우리가 좋은 일이 있을 때에만 감사할 것이 아니라, 어렵고 힘든 일을 당한다 할지라도 감사하여야 한다는 뜻인데, 어떻게 범사에 감사할 수 있을까? 이미 없어져버린 것보다 아직 남아 있는 것을 바라보면 감사할 수 있을까? 물론 그렇다. 이미 사라져 버린 것들을 집착해하면서 애통해 하기보다는 아직 남아 있는 것을 바라보는 것은 우리가 삶을 긍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힘이 되기도 한다. 나보다 훨씬 더 나쁜 형편에 있는 사람들을 바라본다면 감사할 수 있을까? 물론 그렇다. 나보다 좋은 형편에 있는 사람들을 바라보면서 부러워하기보다, 나보다 형편이 나쁜 사람들은 바라본다면 내가 얼마나 좋은 형편에 있는지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고, 감사할 수도 있다. 지금은 감사할 형편이 안 되지만, 미리 감사하면 하나님께서 결국 좋은 형편으로 바꾸어주실까? 그럴 수도 있겠다. 하나님은 감사하는 사람들을 외면하지 않으실 테니까 말이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만으로는 범사에 감사하는 것이 쉽지 않다.

범사에 감사할 수 있는 근원적인 이유가 있다면 그것은 하나님은 우리를 사랑하는 우리의 아버지이시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가 힘들고 어려운 길을 걷는다 해도, 그러한 사실이 우리가 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어졌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롬 8:38-39). 하나님은 때때로 우리를 힘들고 어려운 길로 인도하실 수도 있다. 하지만 하나님은 여전히 우리를 사랑하시는 아버지이시다. 그 아들을 십자가에 내어주시기까지 사랑하신 분이시다. 그렇기에 우리는 항상 감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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