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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시는 하나님(출 2:23-25)

시간이 약이라는 말이 있다.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일이 있어도 시간이 지나면서 아물고 치유된다는 말일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소망을 가진다. 지금은 힘들지만 시간이 지나면 이런 문제들도 과거가 될 것이고, 언젠가는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힘을 얻을 것이다.

어떤 임금이 반지 세공사를 불러 전쟁에서 이기더라도 교만하지 않을 수 있으며, 아무리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낙심하지 않을 수 있는 문구를 반지에 새겨달라고 요청하였다고 한다. 그러자 그 세공사는 현자에게 문의하여 한 문구를 새겼는데, 그것을 본 임금은 아주 크게 칭찬하였다고 한다. 그가 새긴 문구는 이것이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고난도 지나갈 것이고, 좋았던 일도 지나갈 것을 안다면 우리는 크게 낙심하거나 크게 교만하지 않게 될 것이다.

그런데 만일 시간이 해결해주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아무런 소망도 발견할 수 없으면 어떻게 될까? 사람들은 그렇게 느낄 때,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스라엘 민족의 상황이 그랬던 것 같다. 출애굽기 2장에서는 바로 왕의 죽음을 기록하고 있다. 이스라엘 민족을 괴롭히는 괴수인 바로 왕의 죽음에 이스라엘 민족은 어떤 소망을 품지 않았을까? 이제는 조금 고통이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하지 않았을까? 하지만 결과는 전혀 그게 아니었다. 아무것도 바뀐 것은 없었다. 그들은 계속 고통 가운데 있었다.

그때 이스라엘 민족은 하나님께 울부짖었다. 그리고 하나님은 그들의 기도를 들으셔서,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에게 하셨던 언약을 기억하셨다(출 2:23-25). 여기서 기억하셨다는 말은 잊었다가 다시 생각해냈다는 뜻이라기보다는, 하나님께서 이제 본격적으로 구원의 역사를 진행하기 시작하셨다는 뜻으로 이해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스라엘 민족은 아무런 소망도 없는 것처럼 보일 때, 하나님께 울부짖었고 하나님이 그들의 기도에 귀를 기울이신 것이다.

바로 이점이 참되신 하나님과 우상의 차이점이다. 우상은 귀가 있어도 듣지 못하고 손이 있어도 만지지 못하지만(시 115:4-7), 참되신 하나님은 귀가 없어도 들으시며 손이 없어도 역사하시는 하나님이시다. 하나님께서 들으셨다는 사실이 바로 사람과 다른 점이다.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고통을 외면해버리기도 하지만, 하나님은 우리들의 기도를 들으시는 하나님이시다. “그를 향하여 우리가 가진 바 담대함이 이것이니, 그의 뜻대로 무엇을 구하면 들으심이라”(요일 5:14).

수많은 믿음의 선조들은 하나님께 부르짖었고, 그때마다 하나님께서 응답하시고 놀라운 구원의 역사를 베풀어 주신 것을 경험했다. 우리도 하나님께 울부짖어야 한다. 사람들은 종종 나같은 사람의 기도를 하나님께서 들어주실까? 관심이나 가지기나 할까? 그런 생각을 한다. 하지만 우리는 하나님의 자녀이다. 사랑하는 아버지이신 하나님은 우리의 신음소리조차 들으시는 하나님이시다. 완고하고 사악한 아버지도 자식에게는 좋은 것을 줄 줄 아는데, 사랑이 많으신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기도를 외면하실 리 없으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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