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선택하며 산다. 누구와 결혼해야 할까? 어떤 직장을 선택할 것인가? 어디로 이사할 것인가? 등등 우리는 선택해야 할 것이 많다. 이럴 때 하나님의 뜻을 알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마음이 있다. 하나님께서 택해주시는 사람과 결혼을 하고, 하나님께서 정해주시는 직장에 가고, 하나님께서 인도해주시는 대로 선택할 수만 있다면 참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옛날 이스라엘 민족의 첫 번째 왕을 뽑아야 할 때, 하나님은 사무엘 선지자에게 나타나셔서 사울에게 기름을 부으라고 말씀해주셨다. 오늘날에도 이렇게 결정적인 순간에 하나님께서 말씀해주신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데 우리가 먼저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면, 구약 시대에도 하나님께서 이렇게 직접적으로 인도해주신 경우는 아주 예외적인 경우에만 있었다는 점이다. 성경에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많이 등장하는데, 이것들은 모두 구속사적인 의미가 있기 때문에 이루어진 것이지, 모든 사람들의 삶에 하나님께서 모두 일일이 지시하시도 인도하시지 않았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더 나아가 이제는 성경 66권이 완성되어 있기 때문에 이제는 성경에 의지하여 판단해도 충분하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그런데 엄격하게 말하면, 하나님의 뜻이 어떤 특정한 사람, 특정한 장소, 또는 특정한 시간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바람직한 태도가 아니다. 사실 이러한 생각은 미신적인 생각에서부터 나온 것이다. 미신에서는 딱 맞는 좋은 사람이 있고, 그렇지 못한 사람이 있어서, 이러한 사람을 고르기 위해서는 사주도 보아야 하고 궁합도 보아야 한다. 그래서 궁합이 잘 맞는 사람과 결혼하면 결혼생활이 행복할 것이지만, 결혼생황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궁합이 맞지 않는 사람과 결혼했거나 또는 손이 있는 날짜에 결혼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크리스천들도 미신적인 관념에서 아주 벗어나지 못해서, 좋은 배우자감이 있고 그렇지 못한 배우자감이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결혼은 아직 미완성의 젊은 남녀가 만나서 서로의 약점을 보완해주고 서로 격려하면서 둘 다 성숙해져 가는 것이지, 100% 완벽한 사람을 배우자로 맞이하는 것이 아니다. 100% 완벽한 사람을 찾으려는 시도는 어리석은 시도이이며 불가능한 시도일 뿐이다.
그러면 누구를 선택해야 할 것인가? 성경은 이렇게 말한다. “너희 안에서 행하시는 이는 하나님이시니, 자기의 기쁘신 뜻을 위하여 너희에게 소원을 두고 행하게 하시나니”(빌 2:13). 하나님의 생각과 우리의 생각은 상반된 것이 아니다. 오히려 하나님께서는 우리로 하여금 마음이 가게 만드신다. 또한 우리에게는 친구들의 조언이나 여러 가지 상황들을 고려하여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어야 한다.
하나님께서 사울 왕을 선택하셨는데, 나중에 보면 하나님께서 사울 왕을 세우신 것을 후회하셨다는 표현이 나온다(삼상 15:11). 이런 표현을 보면 충격을 받을 수 있다. 하나님께서 후회하시다니 말이다. 하지만 이 표현은 하나님께서 한 치 앞도 보지 못한 채 무슨 일을 하셨다가, 나중에 우리들이 그러는 것처럼 후회하신다는 그런 의미가 아니다. 오히려 이 표현은 하나님께서 사울 왕의 행위를 보면서 애통해 하신다는 것을 나타내는 의미이다. 하나님은 우리가 선을 행할 때 기뻐하시고 우리가 악을 행할 때 슬퍼하시는 하나님이시니까 말이다.
하나님의 선택은 잘못된 것이 아니다. 사실 그 어떤 사람을 선택한들 완벽하게 행동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하나님은 악인도 악한 날에 적당하게 하셨다고 성경은 기록한다(잠 16:4). 우리는 사울 왕을 보면서 참된 왕에 대한 갈망을 품게 되는 것이고, 또한 왕을 세워달라고 했던 인간의 욕망이 잘못이었음을 깨달을 수 있다.
우리들의 선택은 마치 사울의 선택과 비슷하다. 한번 선택하면 그것으로 끝인 선택은 없다. 처음에 겸손했던 사울이 그 나중의 일들을 만나면서도 계속해서 하나님의 뜻에 맞는 선택을 해야 했던 것처럼, 우리들의 선택도 한번 좋은 사람 선택하면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 계속해서 하나님의 뜻에 맞는 선택을 해 나가야 한다(롬 1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