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닫기

무너진 여리고 성(히 11:30) – 믿음의 사람들 14

여리고 성은 난공불락의 성이었던 것에 비하여 이스라엘 민족은 초라하기 그지없었다. 객관적으로 따지면, 이스라엘 민족이 여리고 성을 함락시켜서 점령할 가능성은 없었다. 하지만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하나님의 명령대로 따랐더니, 여리고 성이 무너졌고, 이스라엘 민족은 쉽게 그 성을 점령했다.

이렇게 우리 앞에 놓인 장벽들을 무너뜨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래서 사람들은 간절한 마음을 가지고 여리고 성을 돌 듯이 원하는 곳에 가서 돌기도 한다. 그 마음이 참 귀하기는 하지만, 그렇게 해서 얻을 수 있게 되지 않는다는 데 문제가 있다. 하나님은 왜 여리고 성을 돌라고 하셨을까? 그것은 도는 것이 어떤 특별한 효과가 있어서가 아니다. 사실 굳이 돌아야만 했던 것도 아니다. 유황불을 내려 멸망시킬 수도 있었고, 천사들을 동원해서 멸절하실 수도 있었다. 그런데 왜 돌라고 하셨을까?

그 이유는 하나님의 관심은 우리의 관심과는 다르기 때문이다. 우리는 여리고 성이 무너지는 것에 관심이 있지만, 하나님의 관심은 우리에게 있다. 우리가 하나님을 신뢰하고 의지하는가에 관심이 있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스라엘 민족은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했다. 어떻게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말씀에 순종할 수 있었을까? 그것은 지난 40년 동안 광야에서 생활하면서 하나님을 신뢰하고 믿는 훈련을 했기 때문이었다. 이스라엘 민족은 깨달았다. 하나님을 믿으면 된다는 사실을 말이다.

물론 맹목적인 신앙생활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안타깝게도 수많은 사람들이 맹인이 이끄는 대로 따라가다가 함께 망하곤 한다. 맹목적인 신앙이 바람직한 것이 아니다. 우리는 따져보아야 하고, 계산해보아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비웃음거리만 될 것이다.

그러면 불가능한 것도 믿고 따라가야 하는가? 아니면 계산하고 생각해보아서 합리적일 때만 움직여야 하는가?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과연 그게 하나님의 뜻인가에 달려있다. 만일 하나님의 뜻이 확실하다면, 믿고 따라가야 한다. 하지만 하나님의 뜻이 아니라면, 맹목적으로 따라갔다간 망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항상 질문을 던져야 한다. 과연 이게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일까?

안타깝게도 우리의 본성은 하나님의 뜻을 거스르기 때문에, 대부분의 우리들이 하는 생각은 하나님의 뜻이 아닐 가능성이 많다. 특히 분쟁과 갈등 가운데 나온 생각들은 대부분 사탄이 우리를 미혹하는 생각들일 가능성이 많다. 그래서 우리는 묵상하면서 진정으로 하나님의 뜻이 맞는지 고민해보아야 한다. 선하고 신앙적인 목적을 내세운다고 해서 자동으로 하나님의 뜻이 되는 것은 아니다. 다윗이 성전을 지으려고 했던 것은 정말 좋아 보였지만, 하나님께서 원하신 것이 아닌 것처럼 말이다. 부부싸움 중에, 또는 신앙생활하다가 마음이 불편하거나 갈등 가운데 떠오르는 생각들은 대부분 하나님의 뜻과 상반된다. 우리의 본성은 주님의 뜻을 거스르기 때문이다.

그런데 만일 하나님의 뜻이 확실하다면 머뭇거릴 것이 아니라 믿음으로 따라야 한다. 주님께서 십자가를 지셨던 것처럼.

Loading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