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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의 해석(눅 13:1-5)

우리는 싫어하는 것에 모든 책임을 돌리는 경향이 있다. 자녀가 좋지 않은 행동을 하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긴 부모는 무슨 일이 생길 때마다 자녀가 그런 좋지 않은 행동을 했기 때문이라고 연결해 말하기 일쑤다. 이러한 식의 말은 잔소리일 뿐이지 설득력이 있을 수 없다. 그런데 목회자들도 무슨 일이 터질 때마다 그게 다 하나님의 심판이라고 너무 쉽게 말하는 경향이 있다. 이번에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코로나바이러스도 교회를 박해하던 중국 공산당 간부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이었다는 말이 떠돈다. 정말 그런 인과관계가 확실하다면, 정말 하나님은 살아계신 하나님이라는 것이 증명되는 것이고, 기독교야말로 진리라는 것을 보여주는 예가 될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런 식의 설명은 더 많은 문제를 야기한다. 인과관계가 맞느냐의 문제는 별개로, 정말 이것이 하나님의 심판이라면 왜 이번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서 죄 없는 수많은 사람이 죽어야 했느냐는 질문이 제기된다. 정확하게 죄를 지은 사람만 타겟으로 해서 심판하지 못하고 수많은 무고한 사람마저도 죽게 만든 무능한 하나님이 되고 말 것이다. 더 나아가 더 악한 일을 행한 수많은 다른 사람들은 왜 아직도 심판을 받지 않고 있느냐라는 문제도 제기된다. 따라서 이런 식의 연결은 어설픈 해석일 뿐이다.

우리는 누구에게 어려운 일이 생기면 무슨 죄를 지어서 그런 어려운 일을 당할까 하고 생각하게 된다. 하나님은 죄를 심판하시는 하나님이며, 더 나아가 이 세상에서 발생하는 모든 것들이 우연의 결과가 아니라 하나님의 주권 아래에 있기 때문에 내릴 수 있는 생각이다. 하지만 이런 결론은 자신에게만 적용하는 것이 옳다. 내가 고통을 겪는다면, 혹시 내가 하나님께 회개할 일이 없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그래서 회개할 수 있다면 고난도 우리에게 영적인 유익이 될 것이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에 대해서는 그렇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율법주의자들은 고난을 당하는 사람들이 있으면, 그들의 죄가 무엇인지를 생각했다. 욥의 세 친구는 욥이 고난을 당하는 것은 그가 무슨 죄를 지은 게 있어서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한 욥의 세 친구를 향해서 하나님은 진노하셨다(욥 42:7). 안타깝게도 오늘날에도 목회자들이 재난이 일어날 때마다 그건 하나님의 심판이라고 말하곤 한다. 욥의 세 친구처럼. 그렇게 말하는 목적은 그러니까 신앙생활을 잘하라는 뜻일 텐데, 이런 식의 발언은 결코 유익하지 않다. 첫째는 너무나도 매정한 일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는, 심판하시는 하나님이 무서워 신앙생활을 하는 것은 결코 영적으로 바람직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것은 이 세상의 행복을 우상으로 삼고 신앙을 수단으로 전락시키는 일이다. 하나님은 무서워서가 아니라, 그 사랑과 은혜가 너무나도 감사하기에 사랑해야 한다.

예수님 당시에도 비극이 있었다. 실로암 망대가 무너졌다. 그때 사람들은 생각했다. 그때 죽은 사람들은 죄를 많이 지어서 하나님의 심판을 받은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예수님은 그렇지 않다고 말씀하셨다. 그들이 죄를 더 많이 지어 죽은 것도 아니고, 우리가 살아 있는 것도 죄를 덜 지었기 때문이 아니라고 하셨다. 예수님은 고난을 당하는 사람이 있으면, 무슨 죄를 지었느냐를 지적하기보다 다가가서 고쳐주셨다. 긍휼히 여기셨다. 우리는 우는 자들과 함께 울어야 한다(롬 12:15).

귀국 전세기에 오르지 않고 고통을 받는 자들을 위해 우한에 남기로 한 사람들이 있어서 감동이다. 천하보다 목숨이 귀한 것은 다른 사람들의 목숨이 그렇게 귀하기 때문에 사랑해주어야 한다는 뜻이지, 내 목숨이 귀해서 내 옆으로는 병 걸린 사람들이 얼씬도 하지 못하게 막아야 한다는 뜻이 아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가 치사율 100%의 죄의 전염병에 걸렸을 때, 옆에서 비난만 하지 않으셨다. 주님은 하늘 보좌를 버리시고 이 땅에 오셨다. 그리고 우리의 죄를 다 짊어지시고 십자가에서 대신 죽으셨다. 그런 사랑을 받았기에 우리는 고난받는 자들을 보면, 선한 사마리아인처럼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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