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윗은 사울 왕을 피하여 도망자의 삶을 살던 시기가 있었다. 그러는 도중에 다윗은 하나님의 뜻에 따라 유대 땅 헤렛 수풀로 가게 되었다. 다윗은 블레셋 가드로 피하였다가, 아둘람 굴에서 생활을 하기도 하였는데, 다시 유대 땅으로 돌아가는 것은 위험한 일이었다. 전국적인 수배 대상자였기 때문이고, 유대 땅에서는 사울 왕에게 죽임을 당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다윗은 유대 땅으로 돌아갔다. 그것이 하나님께서 다윗에게 지시하신 바였기 때문이었다.
다윗이 유대 땅으로 돌아갔을 때였다. 블레셋 사람들이 유대 나라의 그일라 지방을 침공하여 추수한 것을 노력하는 일이 일어났다. 그때 다윗은 하나님께 물었다. “하나님, 어떻게 할까요?” 여기서 이상한 점이 있다. 현재 이스라엘의 왕은 사울인데 사울의 반응은 전혀 성경에 기록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사울 왕은 그일라 지방에 공격을 당해 고통을 당하고 있는데도 전혀 움직이지 않았던 것이다. 그의 관심은 오로지 다윗을 죽이는 일에만 집중되어 있었다. 사울을 왕으로 세운 이유는 이스라엘 민족을 보호하고 지키기 위해서였는데, 사울은 자신에게 주어진 사명을 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대신 그는 다윗을 죽이는 일에 혈안이 되어 있었다. 뒤틀린 영성을 소유한 사람은 살리는 일보다는 죽이는 일에 관심이 더 많다. 사울이 그랬다. 이것은 불행한 일이다. 다른 사람을 죽이는 일을 하다 보면, 결국 자기 자신이 죽게 되는 상황에 내몰리게 된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자기 주변에 아무도 남지 않고 자기 자신이 광야 한가운데 서 있는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만일 자신이 외롭게 광야 한가운데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면, 그것은 내가 뒤틀린 영성을 가지고 사람들을 공격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일 가능성이 많다. 만일 내가 광야 한가운데 서 있는 것 같이 느껴진다면, 지금부터라도 주변에 사랑의 물을 뿌려야 한다. 그러면 풀 한 포기 보이지 않는 것 같은 광야에서 풀이 돋아나고 주변이 푸른 초장으로 변하게 되는 것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다윗은 도망자였지만 실제적인 왕의 역할을 수행했다. 그는 죽이는 일에 혈안이 되어 있던 사울 왕과는 달리, 사람을 살리는 일에 열정적이었다. 그런데 그일라 사람들을 돕는 것은 위험한 일이었다. 그래서 다윗의 사람들은 말렸다. “내 코가 석 자인데 어떻게 다른 사람들을 도울 수 있단 말입니까?” 이것이 그들의 논리였다. 하지만 다윗은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가가 중요했다. 그는 하나님 앞에 엎드렸고, 하나님의 뜻에 따라 그일라를 도와주었다.
우리는 “내 코가 석 자인데” 멘탈리티(사고방식)에 빠져서는 안 된다. 우리는 항상 우리 가정이 우선이고, 우리 교회가 우선이고, 우리나라가 우선이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을 도와주지 못한다. 내가 우선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우리를 현재의 상황 속으로 보내신 이유는 다른 사람들을 도와주라고 보내신 것이다. 강도를 만난 사람 옆을 지나가게 된다면, 우리는 도움을 주어야 한다. 하나님께서 그렇게 지나가게 만드신 이유를 기억하면서 말이다. 안타깝게도 한국교회는 내 교회 우선주의의 함정에 빠져 있다. 사실 이것은 사실 사탄의 속삭임이다. 축구를 하는데, 전체 팀이 이기려는 목적은 사라지고 그저 내가 다른 선수보다 더 많은 골을 넣어야 하는 것에만 혈안이 되어 있는 것과 같고, 전쟁을 하는데 우리나라가 이겨야 하는 목적은 사라지고 내가 무공훈장을 더 많이 받는 것에만 혈안이 되어 있는 것과 같다. 우리는 하나님 나라의 큰 관점을 회복해야 한다.
그런데 바로 이러한 다윗의 모습이 예수님의 모습이셨다. 주님은 우리가 죽게 되었을 때, 저 하늘 위에서 보고 안타까워하기만 하지 않으셨다. 주님은 우리를 살리기 위하여 이 세상에 오셨고, 우리를 위하여 십자가에서 죽으셨다. 그리하여 우리가 구원을 받았다. 이런 놀라운 사랑을 받았다면, 내 코가 석자라서 내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는 멘탈리티에 빠져서는 안 된다. 강도를 만난 사람을 그냥 지나쳤던 제사장이나 레위인의 멘탈리티에 빠져서는 안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