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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상황에서 설립 7주년을 맞이하면서

이번 주일(9/6)은 우리 교회가 첫 예배(2013.9.8)를 시작한 지 7주년이 되는 것을 기념하며 감사를 드리는 날입니다. 저는 첫 예배를 드리던 그 자리에는 없었지만, 그때 우리 성도님들이 느꼈을 감정을 어렴풋하게나마 알고 있습니다. 황당한 상황 속에서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일이 전개될지 모르는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 첫 예배를 눈물로 드렸고, 그 이후로 우리는 때로는 불안한 가운데 때로는 엄청난 은혜 가운데 세월을 보냈습니다. 우리들의 기도와 소망과는 정반대로 일이 진행되는 것 같았고, 우리와 함께하던 사람들이 하나씩 둘씩 떨어져 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당황스럽기도 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7년의 세월을 지나는 동안 하나님께서 놀라운 은혜를 베풀어주셨다는 것을 자신 있게 고백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우리가 전혀 기대하지 못했던 아름다운 예배당도 주어졌고, 교회의 체질은 보다 더 건전하고 성경적인 토대 위에 세워져가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주님의 은혜이기 때문에, 오로지 겸손한 마음으로 감사할 것뿐이며, 그 동안 눈물과 기도로 참된 교회를 세우기 위해 말 없이 헌신하신 성도님들이 자랑스러울 뿐입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코로나19 바이러스라는 예상치 못한 상황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제2차 대유행의 기간으로 전국적인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상황 가운데 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전라북도 지역은 며칠째 확진자가 거의 발생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정부의 방역지침에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으며, 지난 8월 23일 주일부터는 예배 인원을 50명 이하로 제한하기 위하여, 1,2,3부 예배로 분산하여 회집하고 있습니다. 8월 23일 주일 1,2부 예배 때에는 온라인 송출에 문제가 발생하기도 하였지만, 그 이후로는 기술적인 문제를 해결하여 각 가정에서 온라인으로 예배를 드릴 수 있도록 조치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상황이 발생하자 우리는 발 빠르게 온라인 송출을 준비하였고 지금까지 거의 성공적으로 비대면 예배도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설립 7주년을 맞이하여 온 성도가 한자리에 모여서 다같이 하나님의 은혜를 감사하고 찬양하는 멋진 감격의 자리를 기대했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럴 수 없는 상황입니다. 예배당에 나오시더라도 1부, 2부, 3부에 각각 50명 이내로만 모여서 예배를 드려야 하고, 나머지 분들은 비대면으로 각 가정에서 예배를 드려야 하는 상황입니다. 전염의 위험이 있는 상황에서는 지혜롭게 대처하는 것이 옳습니다. 전염을 막을 지혜로운 방법이 있는데도 사용하지 않으면서 하나님께서 지켜주실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건전한 믿음이 아닙니다. 오히려 하나님을 시험하는 일입니다(마 4:7). 사실 어디에서 예배를 드리는가는 중요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신령과 진정으로 하나님 앞에 서는 것입니다(요 4:23). 물론 함께 모여 예배할 수 있는 상황인데도 모이지 않는 것은 잘못입니다(히 10:25). 물론 함께 모여 예배를 드린다면 훨씬 더 감격적이고 집중되는 예배를 드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디에서 예배를 드리든, 그동안 베풀어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다시 기억하는 시간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안타깝게도 오늘날 교회의 명예는 땅에 떨어져 짓밟히고 있습니다. 세상 사람들은 목사와 교회와 교인들을 보면서 비난하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교회를 다닌다고 하면 직장에서 멸시하는 눈으로 바라보고, 식당이든 어디든 교인들처럼 보이면 뒤에서 욕을 하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어느새 교회와 교인들은 우리나라 시민들의 적이 되어버렸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믿음을 지키는 것이 어려워졌고, 교인들 중에서도 더 이상 교회에 소망을 두지 않겠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코로나 상황을 악화시켜서 시민의 삶을 고통으로 몰아넣은 무리들이 소위 목사와 교회와 교인들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도 뻔뻔한 모습에 아연실색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일이 처음은 아닙니다. 사실 기독교 역사상 이러한 일들은 계속 반복되어 왔습니다. 가짜 신앙인들이 주님의 이름에 먹칠하여서, 참된 교회가 세상 사람들로부터 억울하게 비난을 당하는 일들이 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교회에 속한 사람들이 아닙니다. 갈매기가 배를 따라다니지만 갈매기가 배에 속한 것이 아니라고 한 유진 피터슨 목사님의 말대로, 교회 주변에는 늘 신앙인인 것처럼 위장하고 먹잇감을 찾아다니는 무리들이 있지만, 그들이 교회에 속한 것은 아닙니다. 그런 가짜들은 목사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기도 하고, 정통에 속해 있어 보이기도 합니다. 마치 양의 탈을 쓴 늑대처럼 말입니다. 그래서 겉으로 보면 교회에 속한 사람들처럼 보입니다. 그래서 주님께서는 양의 탈을 쓴 이리들을 주의하라고 하셨습니다(마 7:15). 그런 가짜들이 행하는 모습을 보고 낙담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입니다. 의사 행세를 하는 가짜 의사, 돌팔이 의사가 야매로 하는 수술 중에 사람을 죽이는 일이 발생했다면, 의사 전체에 대한 믿음을 저버리고 다시는 병원에 가지 않아야겠다고 결심할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가짜 의사인지 진짜 의사인지 분별하면서, 진짜 의사에게서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과 같습니다.

이 시대는 참된 교회를 필요로 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온전하게 가르치며 참된 복음을 전하는 교회가 절실히 필요합니다. 가짜들이 마치 교회를 대표하는 것처럼 설치고 다니며 결국 교회의 명예를 땅바닥에 짓밟히게 만들고 있는 시대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자신들의 탐욕을 채우는 것이 최상의 목적이 되어버린 시대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그래서 7주년을 맞이하는 예수비전교회의 사명이 무겁습니다. 타락한 죄성으로 가득 찬 우리들에게는 소망이 없지만, 오직 우리를 용서하시고 다시 회복시키시는 주님에게 소망을 두고 다시 신발 끈을 매어봅니다.

초대교회 시절도 우리들의 상황과 비슷했습니다. 당시 크리스천들은 사회의 적이었습니다. 로마 시내의 화재를 일으킨 범죄집단 취급을 당했고, 자기들끼리 모여서 인육을 먹고 피를 마신다는 비난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엄청난 박해를 받았습니다. 그때 초대교회 교인들은 변명을 하지 않았습니다. 왜 우리들을 근거없이 비난하느냐고 항의하지도 않았습니다. 그저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 살았습니다. 이웃을 사랑하는 일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자신을 핍박하는 자들을 위하여 기도하고 오히려 사랑하였습니다. 그 모습을 사람들을 보았습니다. 결국 하나님의 은혜로 로마 전체가 기독교 국가가 되는 놀라운 역전이 이루어졌습니다. 시대가 암울하다고 해서, 절망할 것이 아닙니다. 우리에겐 진리가 있고, 하나님은 온 세상을 다스리시며, 우리는 그리스도께서 이루신 이길 수밖에 없는 영적인 싸움을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앞으로의 7년도 아니 그 이후의 역사도 우리는 소망 가운데 바라봅니다. 우리에게 능력이 있어서가 아니라, 예수님에게 소망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그 옛날 애굽에서 종살이하던 이스라엘 민족의 신음을 들으셨던 하늘 아버지이십니다. 지금도 하나님은 우리의 눈물과 아픔과 수고와 헌신을 아시고, 우리의 눈에서 눈물을 닦아주실 것입니다. 그리고 “잘하였도다. 선하고 신실한 종아, 네 주인의 즐거움에 참여할지어다”라고 말씀하실 것입니다(마 25:21).

사랑합니다. 이국진 목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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