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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모론 앞에서

문재인은 빨갱이이고 교회를 박살을 내려는 음모를 가지고 코로나를 이용하고 있으며, 코로나를 계기로 예배를 금지하고 있는 것에 분개한다는 내용들이 카톡으로 돌아다닌다. 이런 카톡을 받으면 분노 게이지가 상승하면서 반드시 문재인을 끌어내려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다음번 선거에서는 목숨 걸고 우리나라를 빨갱이로부터 구해야겠다는 열정이 솟아오른다. 이게 바로 카톡으로 전달되는 문자가 의도하는 목적이다. 신앙과 교회를 수호하려는 내용을 담고 있지만, 사실은 정치적 이득을 위한 글이다. 누가 이런 문자들을 만들어내는지 짐작이 갈 만하다.

우리는 뉴스 소비자로서 뉴스를 분별해야 한다. 상품을 소비할 때 상품을 선전하는 광고에 현혹되어 아무 생각 없이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따져보고 또 따져보아서 과장 선전이 아닌지 충분한 가치가 있는지를 따져본 후에 소비하는 것처럼 뉴스도 따져보고 소비해야 한다. 과연 이 정부는 코로나를 빌미로 교회를 핍박하고 박살 내려는 것일까? 온라인 비대면 예배만 허용한다는 말을 들으면 정말 그런 것처럼 들린다. 정부가 마치 개인의 신앙의 자유를 제어할 수 있는 것인 양 예배를 “허용”한다는 표현 자체가 교만하게 들리고, 불쾌하게 만든다. 정말 이 정부는 적그리스도 세력인 것일까?

만일 이 정부가 무기한 예배를 금지한다면 그 말이 맞을 수 있다. 또한, 다른 곳에서의 전염의 위험에 대해서는 그대로 방치해 둔 채, 교회만 제어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이해가 안 되는 면이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번 조치는 코로나19로 인해 전염의 위험이 심각해진 상황에서 일시적인 조치라는 점이다. 교회에 참여하는 성도들을 전염의 위험에서부터 보호하고 더 나아가 국민들을 보호하기 위한 일시적인 조치이다. 그래서 불만을 터트릴 것이 아니라, 지금은 협조해야 할 때이다. 더 나아가 교회로 인해 전염이 확산되는 것에 대해 죄송함을 표현해야 할 때이다.

낚싯줄에 온몸이 감겨버린 동물을 구해주는 장면을 동영상으로 본 적이 있다. 구조하려는 사람은 그 야생동물을 구하기 위해 다가간다. 하지만 그 동물은 자기를 해하려는 줄로 생각하고 공격적인 반응을 보인다. 그 야생동물을 움직이지 못하게 하고 낚싯줄을 하나씩 끊어줄 때, 그 야생동물을 난리를 친다. 물어뜯으려고 한다. 어쩌면 그 야생동물은 겁을 먹을 수 있다. 사람이 자신의 몸을 붙잡고 칼을 휘두르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격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사람이 그 야생동물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은 죽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살리기 위해서이다.

정부가 예배를 통제하는 것은 결코 즐거운 경험이 아니다. 하지만 정말 카톡뉴스가 공포심을 조장하는 것처럼 교회를 허물기 위한 목적으로 그러는 것일까? 아니면 보다 더 자유롭게 우리가 예배드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한 방편으로 전염병 예방에 최선을 다하는 것일까? 어느 쪽을 믿는가는 우리의 선택이다. 나는 후자이길 바란다. 그리고 어서 속히 코로나 상황이 종료되어 우리 모두가 자유롭게 다시 예배를 드릴 수 있는 날이 오기를 희망한다.

물론 맹신은 우리를 잘못된 길로 인도할 수 있다. 성경은 무조건 믿으라고 가르치지 않는다. 과연 바른 길인지 두드려보아야 한다. 다시 체크해 보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맹인이 이끄는 대로 끌려가다가 함께 멸망할 수 있다. 그런데 무조건적인 맹신도 위험하지만 무조건적인 불신도 위험하다. 우리는 진리를 추구해야 한다. 과연 내가 가는 길이 맞는지, 내가 들은 이야기가 맞는지 항상 따져보아야 한다. 무엇을 믿고 무엇을 믿지 않는가에 대한 결과는 고스란히 자기 자신이 당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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