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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거절을 당하며 사는 우리들이 반드시 읽어야 할 거절의 과학

거절당하는 것은 아주 끔찍한 경험이다. 거절당하게 되는 경우 분노하게 되기도 하고, 자신감을 잃어버리기도 하고, 고통 가운데 살아가게 된다. 나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수많은 거절의 경험을 했다. 그리고 그 거절의 경험은 나를 움츠러들게 만들었다.

돌이켜 보니 나에게도 쓰라린 거절의 경험이 많이 있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국어시간이었다. 이름은 지금 기억이 나지 않지만 당시 선생님은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재학 중이었던 분이셨다. 이분은 단순히 교과서를 가르쳐주는 정도로 하지 않았다. 우리들에게 판소리에 대해서도 가르쳐 주었고, 또한 국립 도서관에 직접 가서 문헌 조사를 하도록 숙제도 내주는 등, 정말 실력파 선생님이었다. 그런데 한번은 그분이 시를 분석하는 숙제를 내주었고 발표를 하게 했었는데, 나는 나름대로 분석하고 발표했었다. 그런데 그 선생님은 나의 발표를 들은 후에 혹평을 해주었다.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어쩌면 그때까지 내가 교과서 중심으로 충실하게 공부하는 습관이 있어서였을 수 있었다. 그분은 좀 더 창의적인 접근을 기대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그분의 혹평은 당시에 내게 아주 큰 충격이었었다. 그때까지 항상 공부시간에 꾸지람을 들어본 적이 없었던 나로서는 그 충격이 적지 않았다. 그 결과 나는 국어에 대한 관심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이것은 내게 아주 큰 손실이 된 경험이었다.

만일 그 때 내가 지아 장이 쓴 <거절당하기 연습>이라는 책을 읽었었더라면 어땠을까 생각이 든다. 그랬다면 그 때 국어선생님으로부터 받았던 거절을 통해서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지 않았을까? 지금의 나의 모습은 훨씬 더 많이 달라져 있지 않았을까?

지아 장은 자신의 사업에 투자를 받으려고 하다가 투자자로부터 거절을 받고 낙망에 빠졌었다. 하지만 그는 이런 식으로 절망할 경우 자신의 미래가 없을 것이라 생각하고, 거절에 대한 내성을 키우기 위해 100번의 거절을 시도해보기로 했다. 그러한 경험을 통해서 써내려간 거절에 대한 연구서가 <거절당하기 연습>이다. 놀랍게도 사람들은 지아 장의 터무니없는 부탁을 무조건 거절하지는 않았다. 그러면서 지아 장은 어떻게 하면 거절당하지 않고 승낙을 이끌어낼 수 있는지 자신의 경험으로부터 원리들을 추출해 우리들에게 알려준다. 그가 발견한 거절의 과학은 가히 놀랍다.

지아 장은 거절은 단순히 거절하는 사람의 의견일 뿐, 그것이 나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가 아니라고 한다. 거절하는 이유는 단순히 거절하는 사람의 상황이나 필요가 나의 요구와 맞지 않아서 일어나는 것일 수 있으며, 적합한 상대를 만나거나 또는 수락을 받아내기 위한 적절한 방법들을 사용한다면 수락을 받아낼 수 있다고 한다. 예를 들면 부탁하는 이유를 잘 설명한다든지, 1인칭 주어로 말을 한다든지, 상대방의 의심을 인정해준다든지 하는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지아 장은 거절당하기를 통해서 얻은 친절하게 거절하는 방법도 제안한다. 예를 들어 단도직입적으로 거절을 밝힌 후 후에 그 이유를 설명한다든지, 대안을 제시하여 상대방을 내편으로 만드는 방법을 사용할 것을 권한다. 이 외에도 이 책은 사람들 대부분이 가지고 있는 거절당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어떻게 긍정적으로 바라볼 것인지에 관한 아주 좋은 제안들을 많이 해주고 있다.

나는 이 책을 읽은 후 곧바로 미국에 있는 두 딸아이들에게 원서를 주문해서 선물해주었다. 하루라도 더 빨리 이 책을 읽게 해주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말이다. 지금까지 수많은 거절을 당하면서 의기소침해졌을 우리 아이들이 앞으로는 오히려 더 당당하게 인생을 살아갈 수 있는 지혜를 배울 수 있게 하고 싶었다.

2017.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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