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께서 승천하신 후, 남겨진 제자들은 마가의 다락방에서 모여 기도하는 가운데 정말 특이한 경험을 하게 되었다. 성령께서 거기에 모인 모든 사람 위에 임하시게 되었다. 그리고 그렇게 성령께서 임하셨다는 것은 그들이 갑자기 배워보지도 않은 외국어를 말할 수 있게 되는 것으로 모든 사람에게 알려지게 되었다. 이날이 유대 절기로 하면 오순절 날이었기 때문에 오순절 성령 강림의 사건이라고 부르곤 한다. 도대체 그 오순절 성령 강림의 사건의 의미는 무엇이었으며, 지금 우리에게는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
그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전체적인 맥락을 이해해야 한다. 먼저 그 당시 크리스천들이 어떤 상황이었는지를 이해해야 한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셨을 때, 제자들은 큰 충격에 휩싸였을 것이다. 믿고 따르던 선생님이 처참하게 아무런 힘도 쓰지 못하고 죽어가는 그 모습을 보면서, 그들은 소망을 접기도 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 부활하셨다. 그러자 이들은 다시 흥분하기 시작했다. 이제야 비로소 하나님의 나라가 도래할 수 있을 것인가? 이스라엘이 회복될 때가 되었는가? 기대감이 부풀어 올랐다. 하지만 주님께서는 그런 소망을 바라보는 제자들에게 때와 기한은 아버지에게 달린 것이라 하시며, 제자들은 그저 묵묵히 자신들에게 맡겨진 일들을 수행하라고 하셨다. 그리고선 하늘로 올라가셨다.
하늘로 올라가는 그 모습을 볼 때, 엄청난 흥분도 있었을 것이지만, 주님께서 사라져버린 그 뒤로 그들은 막막했을 것이다. 주님께서 떠나버리고 남겨진 자들이 도대체 무슨 일을 할 수 있을 것인가? 그들이 바라보던 주님께서 사라져버린 그 순간, 마치 닭 쫓던 개처럼 무엇을 해야 할지도 몰랐을 것이다. 갑자기 이 세상에 남겨져 버린 것이었고, 고아와 같이 버려진 느낌마저도 들었을 수 있다.
그런데 이들이 마가의 다락방에서 기도하는 가운데 성령께서 임하시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되었다. 그러자 그들의 입이 열려 갑자기 다른 나라 언어로 말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경험은 오늘날 소위 방언과는 다른 것이었다. 오늘날의 방언은 아무도 알아들을 수 없는 이상한 말이지만, 이 당시 제자들은 다른 나라의 언어를 말하게 된 것이다.
이렇게 성령께서 제자들에게 임하신 것은 사실 예수님께서 이미 예언하셨던 것이었다. 요한복음 14:16-20에서 예수님은 보혜사 성령께서 오실 것을 예언하셨다. 예수님께서는 이제 제자들을 떠나시겠지만, 제자들을 고아와 같이 버려두는 것이 아니라, 대신 보혜사 성령께서 오셔서 함께하실 것이라고 약속하셨다. 오순절 성령 강림은 예수님께서 하셨던 바로 그 약속이 이루어진 것이다. 즉 제자들의 눈앞에서 하늘로 올라가셔서 사라진 것 같았지만, 제자들을 버려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영으로 함께 하시는 것이다.
그런데, 구약시대에는 하나님의 영이 일부 특별한 소수에게만 임했었다. 그런데 이제는 모든 사람이 하나님의 영을 받을 수 있는 경험을 한 것이다. 이것은 예수님께서 하나님과 우리 사이의 죄의 장벽을 제거하셨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죄의 문제를 해결하신 것은 하나님의 영이 모든 사람에게 임함으로써 완성된 것이다. 따라서 오순절 성령 강림의 역사는 구원을 완성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제는 제사장과 같은 제삼자를 통해 하나님께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누구든지 직접 하나님께 나아갈 수 있게 된 것이다.
성령께서 임하신 결과 현상 가운데 하나로 다른 나라의 말을 한 일이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오늘날 우리도 이처럼 다른 나라의 말을 하게 될 수 있어야 하나님의 영이 임했다는 증거라고 말할 수는 없다. 예수님께 나아갔을 때 오병이어의 기적이 일어났지만, 주님을 믿는다고 해서 항상 그런 기적이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것이 아닌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성령께서 임하셨다면, 반드시 나타나는 현상이 있다. 그것은 예수 그리스도를 주로 고백하는 것이며 성령의 9가지 열매가 나타나기 시작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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