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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 – 십계명 강해 4

천주교 쪽에서는 제1계명과 제2계명을 하나로 보고 다루고 있지만, 개신교 쪽에서 둘로 나누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충분히 있다. 제1계명은 오직 참된 유일신이신 하나님만을 섬기라고 하는 배타적인 요구를 하는 것이라면, 제2계명은 어떤 형상으로든 신의 모습을 형상화하여 예배하지 말라는 방법적인 요구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제2계명으로 금하는 것은 설사 참되고 유일하신 하나님을 섬긴다고 하면서도 바로 그 하나님을 형상화하는 것도 금하는 것이기에, 제1계명과는 차원이 다르다.

예를 들어, 출애굽기 32장에서 이스라엘 민족들은 송아지 우상을 만들어서 축제를 벌였는데, 이것은 하나님의 진노를 살만한 것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송아지 우상을 만든 것은 이스라엘 민족이 여호와 하나님을 버리고 다른 신을 섬기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 그들은 여호와 하나님을 섬긴다는 것이 송아지 형상으로 표현한 것이다. 아무리 그런 목적이라 하더라도 하나님께서는 이를 금하셨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무엇보다도 하나님을 형상화하게 될 때, 하나님이 축소화되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전능하신 하나님이시고 무소부재하신 하나님인데, 형상화됨으로 인하여 하나님은 어느 한 곳에 존재하는 무기력한 하나님으로 축소화되는 것이다. 더 나아가 진짜 하나님이 형상화된 하나님으로 대치화되기 때문이다. 마치 왕의 어명을 받든 신하가 왕의 명령을 시행하면서 왕의 권위를 행사하는데, 결국 그 신하가 왕이 되어버리는 것과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우상이 진짜 하나님을 대치해버리게 되는 결과가 빚어진다. 마지막으로 가장 큰 위험은 하나님이 수단화된다는 점이다. 사람들의 구미에 맞는 목적을 위해서 형상화된 하나님은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게 된다. 편리하게 사람들이 가지고 다니면서 자신들이 원하는 곳에서 자신들이 원하는 목적을 위해서 힘을 발휘해주는 신으로 전락시키는 것이다. 결국, 하나님은 알라딘의 마술램프 속에 거인처럼 우리들의 종이 되고야 말 것이다.

우상화는 여러 가지 방식으로 나타났었다. 언약궤나 에봇이나 십자가나 성전 등등 여러 가지 성물들이 하나님을 나타내는 도구가 되곤 했었다. 물론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모든 것들을 다 없애버려야 한다는 주장은 과도하다. 심지어 어떤 교파에서는 주일학교 학생들을 위한 교재에 예수님 모습을 그려 넣으면 안 된다고 하고, 아무런 신앙적인 예술품을 금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이러한 태도는 과도한 바리새적인 태도일 뿐이다. 그렇게 바리새적으로 금하기 시작하면 도대체 무엇을 사용할 수 있을까? 사실 주님은 에벤에셀을 세우라고 했다. 그것을 통해 하나님의 도우심을 기억하도록 말이다. 그 에벤에셀이 우상화될 가능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제2계명은 단순히 어떤 형상을 만드는 것 자체를 금하는 것이라기보다는 “우리 자신들을 위하여 종교적인 목적으로 만들어 섬기는 것을” 금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옳다.

하나님은 질투하는 하나님이시다. 이 말은 우리가 우상에게 마음이 빼앗길 때 진노하실 것이라는 뜻이다. 마치 자신의 그룹을 배신하면 보복해버리겠다는 조폭 두목의 표현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렇게 말씀하시는 이유는 그만큼 우리가 하나님을 버리는 것의 결과가 심각한 것임을 알리시기 위한 것일 뿐이다. 하나님은 우리를 사랑하시기 때문에 우리가 나쁜 결과를 얻기를 원하지 않으시기 때문에 이 말씀을 하시는 것이다. 하나님은 우리를 사랑하셨다. 우상을 만들어 그런 우상을 섬기지 말라고 하신 하나님은 우리를 우리 자체로 사랑하셨다. 다른 어떤 대치물을 만들어 놓고 행복해하신 것이 아니라, 우리 자체를 말이다. 그래서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하여 그 아들을 이 세상에 보내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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