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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 폭력적인 목회자 가정의 자녀인데요. 가정과 교회를 떠나야 할까요?

질문: 제가 목회자가정인데요. 저희 집이 좀 폭력적이었다가 완전 변한지 얼마 안됐는데, 제가 하나님자녀로 뭔가 된 것도 최근이거든요 예전에는 방황했었어요. 가족들이랑 별로 끈끈해지고 싶지 않은데, 하나님이 원하는 건 화평, 하나 됨 이런 거니까 가족이랑 끊으면 안 되고 지금 다니고 있는 교회도 다 관계 안 좋아서 뜨고 싶은데 교회의 기둥이 돼야하니까 그냥 다녀야 하는 건가요?

: 참으로 안타깝네요. 가정이란 이 세상의 그 어느 곳보다 따뜻한 곳이어야 하고, 이 세상에서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일이 있었더라도 가정에서 위로받고 다시 새 힘을 얻어야 하는 곳이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마음이 아프네요. 교회라는 공동체도 그곳에서 회복이 있고 기쁨이 있어야 하는데, 현실은 깨어진 관계 속에서 교회에서 위로를 얻기보다는 불편함이 지속된다는 것이 너무나도 안타깝습니다. 더구나 다른 사람의 가정이 아닌 목회자의 가정이 그렇다는 사실이 정말 안타깝습니다.

교회에서는 예수님의 사랑을 말하는 아버지 목회자가 가정에서 폭력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너무나도 이중적이고 위선적으로 느껴져서 정말 많이 힘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가정을 떠나고 싶고, 교회를 떠나고 싶은 마음을 충분히 이해할 것 같습니다. 저라도 그런 상황에 있었다면, 다 때려치우고 떠나고 싶을 것 같아요.

그런데 사실 그게 인간의 본 모습입니다. 사람들은 너무나도 악해서, 주님의 일을 한다고 하면서도 위선적일 수밖에 없고, 심지어 폭력적이 되기도 합니다. 목회자가 정말 하나님의 말씀대로 거룩하고 사랑이 많은 사람이 될 수만 있다면 정말 좋겠는데, 안타깝게도 그럴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정에서 종종 폭력적이 되는 것은 그만큼 인간의 죄성이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사실 그건 질문자의 아버지의 경우에만 그런 것이 아니라, 대부분의 한국남성들이 교육이라는 명목하에 가정에서의 크고 작은 폭력에 늘 노출되어 왔고 그것이 다음 세대로 대물림되고 있는 한국가정의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아마 질문자의 아버지도 인격적인 교육방법을 잘 모르는 시대에 폭력으로만 교육받아온 피해자인지도 모르겠네요. 그런데 우리들은 너무나 연약해서 폭력이나 분노같은 촉매제로 인해 누구나 쉽게 악마가 될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예수님께서 이 세상에 오셨습니다. 우리가 거룩하게 살 수 있다면, 예수님께서는 이 세상에 오실 필요가 없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너무나도 악해서, 심지어 주의 일을 한다고 하면서도 악을 행하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밖에 없는 악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예수님께서 오셔서 우리를 대신하여 십자가에서 죽으셨습니다.

아무튼 바로 그러한 이유 때문에 가정을 떠난다면, 그것은 바로 사탄이 원하는 것입니다. 사탄은 우리의 가정을 무너뜨리고 또한 우리의 교회를 무너뜨리기 원하는 것입니다. 폭력적이 되는 것은 목회자가 사탄의 유혹에 넘어가버렸기 때문에 나오는 현상인데, 그 결과로 가정을 떠나버린다면 그것도 역시 사탄의 유혹에 넘어가버리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사탄의 유혹이 얼마나 강한가 하는 사실을 직시해야 하고, 우리가 죄를 지을 때마다 나를 위하여 십자가를 지신 주님 앞에 다시 나아가야 합니다. 목회자인 아버지가 폭력적이 되는 것은 하나님께서 결코 원하시는 모습이 아닙니다. 따라서 그렇게 아버지가 죄를 계속해서 짓도록 방치해두어서는 안 됩니다. 가정에서부터 떠나는 것은 그래서 추천하고 싶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 질문자가 그 가정에 보내신 것은 다시 복음으로 가정이 치유되도록 하시기 위함일 것입니다.

성경에는 만일 잘못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1:1로 만나서 권고할 것을 가르치고 있습니다(마 18:15). 여러 사람이 몰려가서 잘못을 지적하는 것은 성경적인 방법이 아닙니다. 따라서 어머니와 함께 자녀들이 아버지에게 나아가 말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닙니다. 만일 여러 사람이 한꺼번에 몰려가서 잘못에 대해서 이야기하면 마치 인민재판을 받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일으킬 것입니다. 오랫동안 이 문제로 기도한 후에, 혼자 개인적으로 아버지에게 찾아가서 조용하게 그리고 진지하게 대화를 요청하십시오. 빌립보서 2장의 말씀에 의하면, 아버지에게 이야기할 때 겸손한 마음으로 대화할 것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나는 아무런 죄도 짓지 않는 완벽한 사람인 양, 그리고 모든 잘못이 아버지에게만 있는 것인 양 대화하면 안 됩니다. 오히려 나 자신도 똑같이 죄를 지을 수 있는 연약한 인간임을 인정하면서, 그래서 나와 같은 죄인을 위하여 예수님이 이 세상에 오셨다는 것을 인정하면서, 대화를 풀어나가야 합니다. 아버지가 잘못하는 것 이상으로 나도 잘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면, 찾아가서 대화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할 것입니다.

그리고 아버지이신 목사님께 솔직하게 이야기를 하십시오. 아버지가 폭력적일 때 어떤 느낌을 받는지, 그리고 내가 얼마나 괴로운지, 가정을 떠나고 싶은 마음도 들고, 심지어 교회를 떠나고 싶은 마음까지도 든다는 사실을 이야기하십시오. 분노에 차서 말할 것은 아닙니다. 사람이 성내는 것이 하나님의 의를 이루지 못하기 때문입니다(약 1:20). 사실 아버지는 질문자를 미워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아니 사랑하고 있다고 확신합니다. 방법은 틀렸지만 말입니다. 현명하지 못하게 행동했지만 말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은혜가 있다면, 그런 아버지도 다시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며 하나님의 뜻대로 자신의 삶을 바꾸기 위해 노력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아버지를 살리는 일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사실 그 일을 위해서 하나님은 질문자를 그 가정에 보내주셨는지도 모릅니다.

사실 제가 바뀐 것은 우리 딸 때문이었습니다. 저도 쉽게 분노하는 사람이었고, 저도 폭력적인 성향이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어느 날 저는 화가 나서 아내에게 소리를 지를 때였습니다. 우리 아이가 내게 울면서 말했습니다. “아빠, 화를 내려면 나한테 화를 내고, 엄마에겐 화를 내지 마.” 이 말 한마디에 저는 무너졌습니다. 집안에서 가장 강자인 아빠의 분노를 가장 약자인 어린 딸이 받아내려 하는 모습에 제 자신이 너무 부끄러워졌기 때문입니다. 어린딸에게서 가정의 화목과 희생의 정신을 배우는 순간이었지요. 나도 모르게 내 속에 학습되어져 있던 폭력적인 언행이 아내와 어린 딸을 힘들게 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저는 폭력의 대물림을 끊어 버리고자 더욱 간절히 예수님의 도우심을 간구했고 부족하지만 점점 성화의 길을 걷게 되었음을 고백합니다.

질문자가 아버지 목회자에 대한 긍휼의 마음을 가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아니 이미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힘들어도 고민하고 있으니까요. 긍휼히 여기는 마음이 없다면 그런 고민 자체를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아버지도 단번에 바뀌지는 않을 것입니다. 내가 단번에 바뀌지 않는 것처럼 말입니다. 하지만 이런 대화를 통해서 아버지가 조금씩 변화되어 갈 수 있다면, 가정은 다시 회복될 것입니다. 아니 회복의 가능성이 보인다면 소망이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주님께서 원하시는 것이고, 주님께서 사망의 권세를 물리치셨기 때문에 가능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교회와 가정도 변화되어 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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